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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5.11 [기사] ‘마동탁’ 박성민 “오기 때문에 연기 시작” (인터뷰②)

‘마동탁’ 박성민 “오기 때문에 연기 시작” (인터뷰②)

“연출을 전공했는데, 어느 날 친구가 모 드라마에서 주인공 친구 역할을 찾는다고 함께 놀러가 보자더군요. 그게 오디션이었죠. 출연? 못했어요. 주인공하고 너무 닮아서 안 된다더라고요. 그때 자존심이 상했었나봐요. ‘연기가 뭐길래… 한번 알아보자’ 오기가 생긴 거죠”

MBC주말기획드라마 ‘2009외인구단’에 낯선 얼굴이 등장했다. 마동탁 역할의 박성민이다.

오혜성 역의 윤태영, 엄지 역의 김민정과 더불어 주연급이라고 할 수 있는 마동탁 역할에 낯선 얼굴이라니… 파격적인 캐스팅이었다. 여기에는 비밀이 숨겨져 있다. “드라마가 잘되면 공개할 예정이에요. 사실, 제가 통과한 오디션은 마동탁 역할이 아니었거든요”

그렇다고 한들 그가 연기의 ‘연’자도 모르는 생초보는 아니다. 가깝게는 영화 ‘7급공무원’에서 김하늘과 호흡을 맞췄던 맞선남 ‘삼성맨’ 바로 박성민이다. 2007년 화제작 ‘태왕사신기’에서 화려한 무술 연기를 보여줬던 사량이기도 하다.

그러고 보니 사량도 마동탁도 바라보기 사랑을 한다. “바라보는 사랑이 아니라 주는 사랑이죠”라고 표현하지만 그 역시 마주 보는 사랑을 원하지는 않을까?
“노인구단? 캐릭터 이해 위해서는 10살 많아야…”
“우리끼리 가끔 ‘외인구단’이 아니라 ‘노인구단’이라는 농담을 해요. 그만큼 타 드라마에 비해서 출연자들의 나이가 많다는 얘기죠. 하지만 연기를 할 때는 캐릭터보다 연기자의 나이가 많은 게 좋습니다. 그 나이를 지나왔기 때문에, 그 감정을 이해할 줄 아는 연기자가 되는 거죠”

실제 박성민은 1971년 생, 올해로 39살이 됐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동안 외모를 가졌지만 나이만큼 풍부한 감성을 가졌다.

“사량이나 마동탁처럼 주기만 하는 사랑… 해봤죠. 대학 때 만났던 여자 친구가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이 생겨서 보내줬어요. 그 사람한테 갔는데, 그 사랑이 아닌 것 같으면 돌아오라고 말했었고, 실제로 돌아왔고요”

구체적으로 얘기해달라는 질문에 “그 사람한테 미안하잖아요”라는 대답으로 돌려준다. “짧게만”이라는 요구에 해 온 대답이 이처럼 일품이다. ‘참 곧다’라는 첫 인상이 그대로 베어 나오는 타입, 그가 박성민이다.

“결혼? 넓은 세상 보며 자유롭게 살고 싶어”
39살 박성민에게 묻지 않을 수 없는 얘기가 있었다. 늦깎이 주연인 터에 결혼을 미뤄온 것일까?

“결혼에 대해서 생각해 봤지만 나는 내가 좋아하는 연기를 하면서 세상을 넓게 바라보며 살고 싶어요. 부모님하고도 가끔 그런 대화를 해요. 살면 얼마나 산다고…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살자고, 인생은 참 짧다고…(웃음). 30살이 되는 날 ‘이제부터는 무덤으로 가기 위해 출발하는 삶이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경제적으로 부유하지는 않지만 좋아하는 일 하면서 사는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 있죠. 적어도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살고 있지는 않으니까요”

결혼이라는 제도에 얽매이기 싫어서라기보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편안하고 자유롭게 살고자 하는 게 박성민의 이상향이라면, 39살 싱글남의 여가 시간을 채우는 것은 무엇일까.

“운동을 많이 하죠. 검도를 배우면서 기다리는 지혜를 알아갔고, 좋은 사람들과 술잔을 기울이면서 내 사람을 찾아가고 있죠”

실제 국가공인 5단의 검도 실력을 자랑하는 박성민은 국가 대표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의 체력과 실력을 갖췄다. 또한 좋은 사람들과 마주 앉아 기울이는 술잔은 박성민 식 소통이다.

삶을 여유롭게 꾸려 갈 줄 아는 박성민에게 2009년은 특별한 한 해다. 흥행작 반열에 오른 ‘7급공무원’의 주조연으로, 주말드라마 ‘2009외인구단’의 주연으로 맹활약 했으니 그 결과가 어떻든 박성민이라는 이름 석 자와 얼굴을 대중에 알린 해가 아닌가.

첫인상처럼 곧은 남자, 예의바른 39살의 자유로운 영혼 박성민과의 짧은 인터뷰로 인해 ‘2009외인구단’이 궁금해졌다. 정확하게 ‘2009외인구단’ 안에 마동탁, 마동탁 안에 박성민이 궁금해 졌다. [사진=도정환 기자]






박진희 기자 jini@et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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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9-05-11 14:43 ,   최종수정 : 2009-05-11 19:47
Posted by 포노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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