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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7.15 [다음 까페 스크랩] 마동탁은 정말 악역이었을까? -공포의 외인구단 6
 

다음의 <한류 열풍 사랑>이라는 까페에서 퍼왔습니다.
작성하신 분께 말씀 못 드리고 퍼왔네요. 죄송합니다.
본문 수정은 하지 않았습니다. 줄 바꿈만 수정했습니다.



[도서] 마동탁은 정말 악역이었을까? -공포의 외인구단
  • 글쓴이: arandel
  • 조회수 : 390
  • 08.06.18 12:24
http://cafe.daum.net/hanryulove/kr/4148 (한류열풍사랑)


작품은 나이먹고 봐야 제대로 보인다고 할까...

예전엔 뭔 뜻이 있는지, 그리고 못 본 면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읽었던 작품들을 나이가 먹어서 다시 읽어보니
아, 이래서 좋은 작품이었구나 하는 것이 느껴진다.


작가가 숨겨놓은 다른 의도들이 2중 3중으로 있는 것도 나이를 보자 눈이 트여서 읽혀진다.
나이를 먹어야만 알 수있는 경지가 있는 것 같다.


이현세의 만화들은 너무 힘을 숭배하고 마초적인 것 같았다.

작품이 되기엔 부족하다란 생각 때문에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초기에 나온 이 '공포의 외인구단'만은 인정할 만하다.

이상한게 최근에 나온 만화들, 공장만화가 되어서 나온 만화들은 별로인데 정작 초기의 이 만화만은 지금 읽어도 공감할 수 있다. 80년대풍 그림이지만 그 속의 메시지만은 지금도 생생할 수 있다.
작가의 정점은 이 만화에서 끝난게 아닐까.


그리고 과연 작가는 마동탁을 악역이라고 보았을까 의문을 갖게 된다. 나이들어서 보니 마동탁이 과연 악역이었나 의심이 간다. 예전에는 순수한 인물인 까치가 당연히 100프로 선한 역이었고 그 반대편에 서게 되는 인물은 당연히 나쁜 놈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보니 과연 마동탁이 악역이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 읽어보며 생각해본 걸론 작가도 마동탁을 그렇게 악역으로 그린 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다.


때론 적당히 술수도 쓸 줄 알고 세상에 교활하게 맞서는 면도 있지만, 철저한 승부 근성과 그러기 위해서 뼈를 깎는 노력을 마다하지 않는다는 것에 마동탁이란 캐릭터의 진정한 면모가 드러난다. 처음엔 외인구단을 별거 아니거니 하고 나섰다가 외인구단의 실력이 장난 아닌걸 알자 이제까지 쌓아올린 정점의 위치를 미련없이 버릴 수 있고 승리를 위해 철저히 뼈를 깎는 훈련을 시작할 수 있는 캐릭터다.
그것도 라이벌인 오혜성처럼 지옥훈련을 몸소 겪어가면서까지.


맨처음 엄지와 함께 마동탁을 만났을 때 까치는 말한다.

네가 내게 보낸 편지가 내게는 신이었다고.
네가 하라고 했기 때문에 야구를 잘할 수있었다고.


아마 듣고 있던 마동탁은 웃겼을 것이다. 자기에게 매달리는 이 여자가 절대적인 존재인양 말하는 까치가.

이미 자신의 인기와 잘 나가는 면에 매달리는 속물적 면모가 있는 여자애가 무슨 신처럼 보인다는 것에 까치가 한심해보였을지도 모른다.
 
까치와는 달리 마동탁에겐 엄지가 절대적인 존재가 아니다. 마동탁에겐 이기는 것, 강해지는 것이 신이다.

그런데 마동탁의 그런 면 때문에 묘한 구조가 형성된다.

주인공 외인구단원들에게 철저히 '강해져야 한다'를 강조하는 손감독,

좋고 나쁜 것을 떠나서 일단은 강해서 그런 상황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뼈아프게 외치는 손감독과 너무 비슷한 인물이 마동탁인 것이다. 악역으로 비쳐질 수 있는 인물이 알고보면 주인공들의 스승 손감독과 너무도 비슷한 인물이란 것에 이야기의 묘미가 있다.


그리고 마동탁의 진면모를 더 알 수 있는 때는 엄지와 함께 일본으로 신혼여행을 갔을때 일본에서 대처하는 모습이다. 그리고 이 만화 속에 비치는 일본이란 존재가 작가가 단순히 이야기 풀어놓는데 그치지 않고 뭔가 메시지를 말하고 싶어했다는 걸 전해준다.

당시는 일본이 아마 경제적으로 정점에 있었던 80년대이다. 거리를 보면서 너무 깨끗하고 잘 정돈된 모습을 알아채는 엄지. 그리고 그 말을 들으며 드러내진 않지만 뭔가 생각하는 마동탁. 그리고 일본측 구단을 찾아갔을때 당하는 은연중의 무시.

대놓고 하는 한국에 대한 무시를 뼈있는 말로 받아치면서 '실력'을 보여주는 식으로 대응하는 마동탁.
그리고 신혼 여행이라는 달콤함을 금방 냉정하게 뒤로 밀어넣고 외국에서 연습에 무섭게 매달리는 마동탁.
그리고 일본 감독에게 일본에 남고 싶다는 말보단 한국 야구 수준을 위해 감독님을 모셔가고 싶단 말을 남기고 돌아오는 마동탁.

그리고 이 작품에는 자꾸만 언급되는 '일본'의 존재가 보이지 않는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단순한 야구 구단 선수들의 성공기로서가 아니라, 뭔가 그걸 넘어서는 메시지같은 걸 말하고 싶었던것 같다고 해야겠다.


일본에서 지낼 때 실연의 아픔과 '강해져야 한다'란 각오를 더욱 불태우게 되는 손감독,
재일교포라는 설움을 갖고 있던 외팔이 외인구단원, 그리고 마지막 즈음에 손감독이 내가 이 구단을 만든 건 국민들에게 '강해져야 한다'란 교훈을 심어주기 위해서였다고 말하는 것, 그리고 두 번 다시는 일제 시대때 당했던 일을 당하지 않아야 한다는 뼈아픈 외침. 자칫 내셔널리즘에 찌든 수준낮은 작품이 될수도 있는 위험이지만 이 작품만은 그런 수준을 벗어나고 있다.

주인공들의 철저한 현실적 자세와 강해지기 위한 모습이 공감을 준다고 할까.


공포의 지옥훈련을 마치고 나왔을때 예전에 알던 아저씨를 만나 술을 나누는 까치.
아저씨는 그냥 이렇게 살면 만족이지 뭐 하고 말한다.

까치는 소박하게 만족하고 사는 아저씨를 보고 행복은 이렇게 작은 것인데 나는 너무 큰 것만 보고 살려는게 아닐까 하고 의심해본다.


그러나 아저씨는 그런 생각에 젖어들려 하던 까치에게 통렬한 한 마디를 던진다.

'그렇다고 자네까지 이렇게 살려들지 말게.'


놀라는 까치. 아저씨는 말해준다. 솔직히 말해서 이 정도로 못살고 싶어 사는 사람이 어디있겠냐고 그러니까 젊어서 아직 가능성이 있는 자네는 이런 것에 안주하지 말고 좀 더 높은데로 올라가기 위해 노력하라고.


아저씨는 자기 아들이 한 뼈아픈 소릴 들려준다.


아들은 자기 아버지가 강하지 못해서 당하고 사는 설움을 자기 대에서는 끊기 위해서 죽어라 공부하고 강해지려 한다는 것. 이렇게만 살면서 그동안 당해 왔던 설움을 자식에게 물려주려는 겁니까, 나는 커서는 절대로 그런 일이 내게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어요라는 아들의 피맺힌 외침. 약하고 못살아서 당했던 설움을 자식에게까지 물려줄 겁니까,
나는 죽어라 공부하고 노력해서 내가 크면 아무도 함부로 말못할 강자가 되겠어요.


아저씨의 말을 들으면서 까치는 악마같던 손감독의 말을 생각한다.


강해지고 나서야 너희 맘대로 살아라.
그 어떤 주장에 앞서서 일단 힘을 가져야 한다, 강해져야 한다는 것,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일단 힘이 있어야 한다,
자신을 지킬 수 있고 자신을 책임질 수 있는 최대한의 기본조건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


앞으로의 밝은 미래를 위해서 오늘은 지옥으로 나간다는 감독의 외침.


출세 지상주의가 아니라 진정 강해지려는게 왜 필요한지, 그리고 그런게 왜 아름다운지를 보여주기 때문에 이 만화는 만화로만 읽을 수가 없다.

이런 눈물겨운 노력을 그저 이기적이다, 성공주의에 찌들었다라고 함부로 비판 못하게 할 만큼 이 만화는 만만치 않은 무언가를  갖고 있다. 섣부른 비판을 물리칠만큼 강한 역량을 갖춘 만화라 좀 대접받을만하다고 할까.


이렇게 곳곳에서 통렬히 던지는 한 마디가 이 만화의 매력적인 부분 중 하나다.  바보스러울 정도로 착해지란게 아니라 그러려던 독자에게 정신 번쩍 드는 소릴 곳곳에서 던진다는 것.


백두산도 까치에게 가끔 현실에 대한 냉엄한 충고를 던진다.

처음 지옥 훈련을 막 시작할 무렵 엄지는 어떤 상황이든 자신을 사랑할 거라고 믿는 까치에게 백두산은 통렬한 한 마디를 던진다.
같이 살 수는 있겠지. 그러나 무시당하는 형편없는 남편으로 평생 살거나 아니면 존중받는 남편으로 살 수 있거나...
사랑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싸늘한 충고이다.


사랑하기 때문에 결국 이뤄지긴 해도 이렇게 '아무 것도 아닌 상태로' 살아간다면 사랑한다 해도 그 모습은 제대로 사는게 아닐 것이라는...


결혼했어도 엄지의 마음은 자신에게 있다는 걸 확신하고 계속 마음을 포기할 수 없다는 걸 말할 때에도 백두산은 여전히 냉정한 충고를 던진다.

그렇게 된다면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 한 행복한 가정을 노총각으로 늙어버린 네 녀석이 쓸쓸히 지켜보게 될 거란 것을 알라고.


주인공 까치도 강해지려는 면에 있어서는 철저한 모습을 보여준다. 하도 훈련이 심해서 다들 도망치려고 배를 탈취하는데 성공했을때 오히려 솔선해서 돌아가자며 지옥으로 도로 돌아오는 까치.


처음에도 악마같던 조교(?) 최관에 대해서도 족쇄를 풀어주라며 안그러면 훈련을 받을 수 없다고 말하던 까치.
무조건 착해서 이기는 주인공이 아니라 까치도 마동탁 못지 않게 승부에서는 철저한 자세가 갖춰져있던 셈이다.


이 만화를 약했던 사람들이 터무니 없이 강해져서 대리만족을 주는 이야기라고만 말했던 평론글에는 이의를 제기하게 된다.

그건 아닌데? 그런 거 이상인데....


그리고 비현실적인 대리만족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히려 현실을 냉혹하게 파헤쳤기 때문에 무시당할 수 없는 만화인데??


엄지도 지금 보면 여우같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까치가 찾아오자 자신이 지금 결혼한 몸이라는 걸 의식하면서 최대한 떳떳할 수 있는 범위에서만 만나려 한 것, 되도록이면 지금 가정을 지키려했던 것,


마음은 무의식적으로 그에게 가고 있었지만 최대한 노력하려 했던 걸 보면 엄지도 약간 속물적인 면은 있지만 최대한 양식있게 행동하려 했던 캐릭터였다.


마지막으로 까치에게 마동탁에게 져달라고 할 때를 빼곤 두 사람 사이에서 약삭빠르게 굴지 않았었다.


지극히 상식적으로 살려했고, 인간이면 갖기 마련인 조금의 욕심도 있는 캐릭터였다. 그러나 이렇게 상식적인 것에만 맞춰 사는 캐릭터는 그런 상식을 뛰어넘는 순수함을 가진 까치같은 인물앞에 결국 무너지고 만다.

눈을 잃으면서까지 자신을 내놓는 까치 앞에 엄지는 급기야는 미치기까지 한다. 까치를 외면하게 만들었고 자신을 억제해오던 '이성'이 순수한 열정앞에선 무너지는 순간이다.


그리고 역시 마동탁은 승부근성의 화신답게 끝까지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다. 내가 진게 아니라 우리 둘 다 큰 희생을 감수해가면서 서로 원하던 걸 얻었을 뿐이라고. 변명이라고 뵈지 않던 건 그가 진정 원하던 건 사랑이 아니라 승리였다는 걸 똑똑히 봐버렸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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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원작을 보지 못했습니다.**


<공포의 외인구단>이라는 작품에 대해 찾아보면서, 마동탁이라는 인물에 대해 다른 면을 보여주는 글인 것 같아 올려봅니다.
이 글을 보니 마동탁이 악역으로서 교활한 부분도 있지만, 인간으로써는 강함에 대한 철저한 프로 의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네요. 이런 인간적으로 강한 부분이 냉혈한으로서 악인의 이미지를 받쳐주었지만요.

(결국 같은 강함을 추구하는 두 사람이 선과 악으로 나뉘어져 인식되게 된 것은 한 여인에 대한 사랑의 표현과 태도의 차이였을까요?? 인간적이다, 비인간적이다?? 원작을 안 봤으므로...이 부분은 그냥 네타로 본 저의 생각...)

http://blog.naver.com/ranyus/20051445071 
(이 블로그는 오혜성에 대한 이야기가 많고 링크 스크랩만 가능해서 안 올립니다.)

위의 블로그에서는 오혜성이라는 인물은 순수성의 결정체적인 인물인데...
그 순수성이 집착으로, 집착은 파멸을 불러일으켰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오혜성을 저렇게 볼 수도 있겠군여~)


과거에는 이 두 인물이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적인 구도에 있었지만, 요즘같이 악역에 대한 진부함을 벗어내고자 하는 이 시대에서는 마동탁이라는 인물에 대해 위의 글처럼 다르게 해석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시대를 이해하는 분들이라면 그 시대에 맞는 올바른 해석과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고, 그 시대를 모르는 분이라면 보편적인 기준으로 해석과 의미를 찾게 되겠지요...암튼 이제 원작은 드라마로 20여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2009년에 재탄생합니다.)

마동탁이라는 인물이 아주 악랄하지 않아도(이 부분은 원작을 안 봐서 모르겠지만 위의 글에 의거하여...) 오혜성이라는 인물과 비교하여 이분법적으로 악인이 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그 당시의 시대에 "부자=앨리트=악인"이라는 공식도 한 몫하지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얘기해봅니다.

과거 드라마에서는 어땠는지 몰라도, 어느 순간부터 트렌드 드라마상에서 부자=앨리트에 대해 호의적으로 그려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겉은 싸가지없고 차갑지만 속마음은 따뜻한 그런 멋진 수많은 재벌2세,실땅님(죄다 실장님인지,,원ㅋㅋ)들이 신데렐라 컴플렉스를 자극해왔습니다.


쩝...결론적으로 드라마 <2009 외인구단>에서는 마동탁이 스토리상으로는 악인 역할이라고 해도 좀 더 다른 인물상으로 나오지 않을까란 생각이 듭니다. (이왕이면 멋진 사람으로 나와주세요~~~~)

이 말 하나 하려는데 앞에서 서론이 길어졌군요...-_-;;



                                    <공포의 외인구단>을 추억하고 사랑하시는 분들이 많아 이런 글 올리기도..왠지 ...후덜덜~~

                                                                                                                        그나저나 엄지양은 누가 연기하실지 궁금하다능...

                                                                                                                    엄지양 이번에는 팜므 파탈로 나오면 어떨지~??? ㅎㅎㅎ

      


 

Posted by 포노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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